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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학인문강좌[1기 1강] 문명의식과 실학 - 한국 지성사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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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임형택 출판 돌베게 출판일 2009-03-23
‘문명’이라는 키워드로 20세기 한반도의 역사 전환을 바라보다!

한국은 20세기 100년을 통과하는 사이에 근대 이전과 이후로 완전히 단절됨으로써, 근대 이전과 이후의 한국인 그리고 한국 문화는 사실상 소통이 되지 않는 타자(他者), 이역(異域)이 되고 말았다. 일본 제국주의의 침탈 때문이라는 막연한 대답만으로는 이 시기를 설명하기가 어렵다. 여기에서 필자는 문명론의 시각으로 이 시기를 바라보자고 제안한다.
 
목차
책머리에

1장 | 문명 개념과 한국의 역사 전환: 14세기 말과 20세기 전후
1 14세기와 20세기의 역사 전환
2 문명의 전통적(동양적) 개념
3 14세기의 역사 전환과 조선 개국
4 20세기 전후의 역사 전환과 문명적 갈등
5 다시 돌아보는 14세기 말과 20세기 전후

2장 | 중국 중심 천하관과 그 극복의 과제: 『열하일기』(熱河日記)의 문제 제기를 통해서
1 ‘연행’의 의미와 연행록, 『열하일기』
2 중국 중심 천하관과 조공체제
3 흔들린 조공체제에서 싹튼 비판 사상
4 근대적 세계에서 ‘동양’과 ‘중화’의 개념
5 중국 중심주의의 현대적 변용태

3장 | 정약용의 경학: 개혁의 이론적 근거
1 다산학의 체계
2 경학과 그 시대적 의미
3 다산 경학의 방법론
4 다산의 개혁 이론, 그 경학적 근거와 논리
5 다산 개혁론의 행방

4장 | 19세기 바다, 실학에서 바다로 열린 학지(學知): 이강회(李綱會)의 경우
1 다산학단과 이강회
2 17세기 이래 한반도의 해양 상황
3 우이도로 간 이강회
4 이강회 저술의 분석―해양으로 향한 학지(學知)
5 서세의 침투에 대한 관찰 보고
6 실학과 해양

5장 | 최한기의 기학(氣學): 근대 대응의 논리
1 기학(氣學)의 시대성
2 최한기의 독서벽과 저술의 의미
3 다산 경학에 견주어 본 혜강 기학의 성격
4 만국일통의 사상과 상업유통적 사고의 논리
5 일통론의 높은 차원으로 확장과 정치
6 동서의 학적 만남에서 기학과 경학
 
책내용
‘문명’이라는 키워드로 20세기 한반도의 역사 전환을 바라보다!

한반도의 역사에서 최대의 변혁기가 20세기 초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국은 20세기 100년을 통과하는 사이에 근대 이전과 이후로 완전히 단절됨으로써, 근대 이전과 이후의 한국인 그리고 한국 문화는 사실상 소통이 되지 않는 타자(他者), 이역(異域)이 되고 말았다. 일본 제국주의의 침탈 때문이라는 막연한 대답만으로는 이 시기를 설명하기가 어렵다. 여기에서 필자는 문명론의 시각으로 이 시기를 바라보자고 제안한다.
한반도의 역사를 보면 20세기 초와 유사한 극심한 변혁의 시기가 한 번 더 있었다. 바로 14세기 고려와 조선의 운명이 갈렸던 역사적 전환기다. 필자는 14세기에 대원제국이 해체되고 유라시아 대륙에까지 그 파장이 일었으며, 여기에 연동된 현상의 하나로 한반도의 왕조 교체가 일어났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20세기의 역사 전환은 전 지구적으로 진행된 서구 주도의 근대가 한반도상에 진입한 과정이며, 거기에 대응하는 움직임이 문명 갈등으로 표출된 것으로 보았다. 이 책의 서두에 해당하는 ‘문명 개념과 한국의 역사 전환’이 바로 필자의 이러한 견해를 정리한 것이다.
물론 14세기 조선과 20세기 한국은 500년이라는 시간적 거리가 있었으니, 역사적 배경이나 성격은 판이하게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필자는 문명론의 시각에서 14세기와 20세기를 연계해 고찰함으로써, 20세기 한국의 역사 전환점에서 문명 갈등이 왜 그토록 심각하고도 치열한 상태로까지 발전했던가 하는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있다.

14세기와 20세기 역사 전환기의 한반도
한국의 역사는 기본적으로 문명 지향에 의해 전개되었다고 볼 수 있는바, 특히 원제국을 거쳐 명제국으로 진입하는 14세기는 우리 문인지식층의 문명의식과 동인의식이 결합된 형태로 나타나며, 주체적·개혁적으로 역사적 변화에 대응했다. 필자는 의식 결합 형태의 일례로 『동문선』(東文選)의 편찬과 훈민정음 창제가 동시기에 출현했다는 데 주목했다.
필자가 구획한 20세기 역사 전환기는 1894년부터 1910년까지다. 1894년은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난 시점인데, 이 농민 운동은 갑오경장으로 이어지고 청일전쟁을 초래했다. 그리고 1910년은 한반도가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로 강제 편입된 시점이다. 14세기와 같이 20세기의 키워드 역시 ‘문명’이다. 필자는 당시 일어났던 다양한 문명담론을 크게 세 가지로 주목하는데, 그것은 문명 개조의 논리, 문명적 시각의 비교우위의 논리, 그리고 위정척사의 논리다.
20세기의 문명담론은 상호간의 문명 개념이 다름에 따른 입장 차이를 이념적인 문제로만 푸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실천으로 연결해 격돌하는 양상이 벌어졌으며, 동서의 문명적 갈등이 이때 이곳에서 일어났다. 필자는 14세기와 20세기 역사 전환기의 문명적 전환을 실패와 성공의 두 잣대로 보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한다. 20세기의 문명적 전환이 식민지로 접어들었다는 데서는 결과적으로 실패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문명적 전환과 민족 위기가 겹쳐진 상황에서 자기 변혁을 시도하고 대응 논리를 모색, 실천한 그 엄청난 고뇌와 노력을 없었던 일로 여길 수는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역사를 움직인 사상적 동력, 지식인의 문명의식!

문명론의 주체는 지식인이다. 여기서 말하는 지식인은 선비, 즉 사(士)를 가리킨다. 유자(儒者) 또는 사대부(士大夫)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20세기 역사 전환기의 문명 갈등은 문명의 중심이 중국이 아닌 일본, 그리고 서양으로 옮겨 가는 데서 촉발되었다.
필자는 문명 전환기에 동아시아의 중국 중심 체제에 선각적으로 문제 제기를 한 지식인으로 『열하일기』의 박지원, 경학(經學)과 경세학(經世學)을 엮어서 위대한 학적 체계를 구축한 정약용, 해양으로 열린 학지(學知)를 탐구한 이강회, 동서 회통의 기학(氣學)을 수립한 최한기를 다루었다.
필자는 문명의 위기가 점차 다가오는 상황에서 참다운 문명을 수립하기 위해 노심초사했던 일군의 학자들을 들어 보이며, 이들이 주창한 실학(實學)이 일종의 문명 기획이었음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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