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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학인문강좌[1기 7강] 법과 사회와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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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안경환 출판 돌베개 출판일 2009-09-28
"법은 사회의 산물이고 그 사회의 ‘공적 텍스트’이며, 자율 규범인 윤리나 도덕과는 달리 준수하지 않으면 공적 제재를 받는 강제 규범”이라고 정의하면서, “이러한 법은 근대 사회의 발전과 함께 그 중심적 기능이 현존 질서 유지에서 인간의 본질적 권리인 ‘인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한다.
 
목차
책머리에

1장 | 사회의 발전과 법의 역할: 역사적 조망
1. 법이란 무엇인가?
2. 법의 목적: 법과 사회적 정의
3. 법의 속성과 기능
4. 사회의 근본 가치와 법
5. 고대의 법제도

2장 | 현대 사회에서의 법의 역할과 인권
1. 현대 사회의 특성
2. 현대 사회와 헌법
3. 헌법의 구성 요소
4. 헌법재판
5. 헌법의 기본 이념
6. 기본권의 체계
7. 헌법에 나타나지 않은 권력
8. 21세기의 헌법의 과제
9. 헌법전에 나타나 있지 않은 헌법
10. 국민의 의무

3장 | 한국 사회의 특성과 법과 인권
1. 한국 사회의 특성
2. 60년 헌정사 요약
3. 1987년 헌법체제의 성과
4. 당면 과제
5. 사회적 기관이 역할
6. 맺는 말

4장 | 인권의 보편성과 국제적 보장체계
1. 문제 제기
2. 인권 관념의 태동과 종교
3. 철학적․사상적 배경: 인간의 본성, 자연법, 자연권
4. 초기의 국제적인 노력
5. 20세기 초
6. 유엔 체제의 등장
7. 세계인권선언의 탄생
8. 자유권 규약과 사회권 규약의 탄생
9. 인권위원회의 설립
10. 인권이사회 체제의 출범
11. 맺는 말
 
책내용
석학인문강좌’ 시리즈 제5권. 제4대 국가인권위원장을 지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법은 사회의 산물이고 그 사회의 ‘공적 텍스트’이며, 자율 규범인 윤리나 도덕과는 달리 준수하지 않으면 공적 제재를 받는 강제 규범”이라고 정의하면서, “이러한 법은 근대 사회의 발전과 함께 그 중심적 기능이 현존 질서 유지에서 인간의 본질적 권리인 ‘인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한다. 더불어 “인권은 국경을 초월하는 보편적 가치이므로 21세기와 같은 개방 사회에서는 인권 보장을 위한 국제적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저자는 고대 기록을 통해 법의 역사적 연원을 살피는 것으로 시작해 현대 사회에서의 법의 역할, 한국 사회의 법제도와 규범의식의 특성, 인권 보장 문제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펼친다.
1장 “사회의 발전과 법의 역할: 역사적 조망”에서는 흔히 ‘법’으로 통칭되는 사회규범의 다양한 의미를 더듬어 본다. 이어서 메소포타미아, 그리스, 로마, 중국, 인도 등의 고대 기록을 통해 법의 역사적 연원을 추적하고, 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 등 고대 사상가들의 저술에 나타난 국가와 법규범의 상관관계를 고찰한다.
2장 “현대 사회에서의 법의 역할과 인권”에서는 법의 역할과 인권의 의미를 간략하게 살펴본다. 현대 사회는 법을 통해 일상적 정의를 구현하는 평화의 시대다. 따라서 ‘법과 인권의 충돌’이라는 종래의 패러다임이 ‘법을 통한 인권의 보장’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교체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자유와 평등,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 사이의 이념적 조화에 대해 법을 중심으로 논의하고, 특히 복지국가와 사회적 권리 등의 문제를 국가의 근본법인 ‘헌법’을 중심으로 논의한다.
3장 “한국 사회의 특성과 법과 인권”에서는 한국 사회의 특성을 유념하면서 법과 인권 문제를 분석한다. 단기간에 걸친 ‘압축 성장’을 통해 경제 성장과 정치적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었다고 평가받는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성장에 수반해서 나타난 각종 사회 문제를 우리의 법제도, 규범의식과 관련지어 논의한다. 또한 ‘사회적 권리’의 실현, 결혼 이주자․이주 근로자 등 다문화 사회가 도래한 데 따른 새로운 논제를 언론, NGO, 정당, 사법부 등 정치적․사회적 기관의 역할과 관련지어서 조명한다.
4장 “인권의 보편성과 국제적 보장체계”에서는 초국가적, 인류의 보편적 권리로서의 인권 개념의 발전 과정을 살펴보고, 현대 사회의 ‘인권 정치, 인권 외교’에 담긴 뜻을 짚어 본다. 아울러 고대 종교와 중세 문헌을 통해 근대 계몽사상의 영향을 서구 사회의 범위를 넘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사회로까지 확대해서 검토하고, 2006년에 출범한 유엔 ‘인권이사회’(Human Rights Council) 체제의 출범 의미를 점검한다.
건전한 사회인의 상식과 교양으로서의 법과 인권의 문제를 다룬 이 책을 통해 사회에 대한 통찰력 있는 문제의식을 갖게 될 것이다.


◎ 법에 관한 다양한 정의

법이란 무엇인가? 모든 명제가 그러하듯이 법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다. 상식인의 일상어든 법률가의 전문 용어든 ‘법’의 어떠한 의미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법에 대한 여러 정의와 해석을 할 수 있다. 포괄적으로 “우리가 법이라고 부르는 것이 법이다”라고 말하는 것이 가장 정직한 법의 정의일지도 모른다. 법은 그것 자체로서 존재 목적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서의 효용을 보유하며, 그러한 효용을 보유하는 것으로서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20세기 최대의 시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평가되기도 하는 영국의 계관시인 오든(Wystan Hugh Auden)의 시 「법은 사랑처럼」(Law Like Love)을 통해 ‘법’이라는 개념을 정의하는 일의 어려움을 지적한다. 저자가 “다양한 법의 개념과 속성을 압축된 언어로 제시했다”고 평가하는 것처럼, 오든의 시는 ‘법’을 바라보는 여러 시각을 경쾌하게 그리고 있다. 이를테면 “그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불변의 법, 자연의 섭리로서 법은 시공을 초월한 만고불변의 진리다”, “법은 역동, 발전하는 시대정신의 산물로서 끊임없는 성장 발전을 거듭한다”, “법은 일상으로 입는 옷이나 아침저녁으로 숨 쉬는 공기와 같은 것이다”, “법은 우리의 운명이다”, “모든 국민은 국가에 봉사해야 할 의무를 지며, 그 의무를 강제하는 수단이 법이다”, “법은 사랑이다” 등 갖가지 정의를 소개함으로써 법의 여러 속성을 논의할 수 있는 훌륭한 재료를 제공한다. 이어서 저자는 오든의 시가 담고 있는 총체적인 결론은 인간의 불완전함과 공동체 탄생의 불가피성, 도덕성과 윤리의식, 그리고 권리의식과 의무감, 이 모든 제약 속에서 공동체의 삶의 질을 제고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해야 할 인간의 피할 수 없는 운명, 바로 그것이 법이라고 역설한다.
또한 법은 ‘사회의 정의와 가치를 구현하는 수단이고, 사회의 거울이자 시대의 텍스트이며, 사회의 갈등을 해결하는 공적 수단’임을 고대 바빌로니아와 그리스, 로마, 중국의 법 곳곳에 드러난 예를 들어 가며 깊이 있게 설명함으로써 법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 현대는 ‘전쟁과 혁명의 시대’에서 ‘평화와 법의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저자는 현대를 ‘전쟁과 혁명의 시대에서 평화와 법의 시대로’ 또는 법이 ‘정치의 아들인 시대에서 정치의 아버지’인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는 국제 분쟁을 해소하기 위해 전쟁에 호소하던 시대는 지나가고, 이제는 국제사회가 평화체제로 이행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대 전환기에 선진 한국을 만들어 가야 할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
저자의 상황 진단은 국내사회와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하는데, 국제적으로는 전쟁의 시대에서 평화의 시대로, 국내적으로는 혁명의 시대에서 법의 시대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근본적으로 현시대가 법이 ‘정치의 아들’인 시대에서 법이 ‘정치의 아버지’인 시대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서 법이 ‘정치의 아들’이었던 시대에서 ‘정치의 아버지’가 되는 시대라는 수사적 표현은 국민주권이라는 헌정의 기본 질서가 확보된 사회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전쟁의 시대에는 법의 역할이 축소되었다. 법은 전쟁으로 탄생한 질서를 또 다른 전쟁에 의해 대체되기까지 일시적으로 유지하는 수단에 불과했다. 그러한 시대의 법질서는 한시적, 단속적인 성격을 띤다. 그러나 전쟁과 혁명의 시대가 평화와 법의 시대로 대체됨으로써 국제적․국내적 차원에서 공히 법의 역할이 증대된다. 과거에는 무력에 의해 판가름 나던 것이 이제는 합리적인 이성과 논리에 의해 판가름이 나고, 국내 질서에서는 종래의 입법이나 행정에 비해 현저하게 뒤져 있던 사법의 역할이 증대된다. 따라서 새로운 시대의 법은 공동체의 영속적인 가치를 지속적으로 실현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작용한다. 이렇듯 새로운 시대에는 정치가 법의 테두리를 벗어날 수 없으므로 법치주의가 융성하는데, 저자는 우리의 정치 사회가 선진화되려면 법치주의가 실현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마도 법이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은 우리의 정권이 국민의 신뢰를 충분히 얻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정권의 신뢰와 법의 신뢰는 구분되어야 한다.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저자는 “정권에 대해서는 불만을 가지더라도 법을 믿고 지키는 것이 법치 사회 아니겠냐”고 반문하며, “법치주의를 국가기관이 앞장서서 촉구한다면 국민들이 압박감을 느끼고 법에 대해 반감을 가질 것이므로 국민 스스로 앞장서서 법을 지키려고 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 한 나라의 최고법인 ‘헌법’의 구성 요소와 기본 이념은 무엇인가?

나라마다 헌법전에 담는 내용과 방법이 다르지만, 제2차 세계대전 후에 제정된 헌법에는 대체로 전문과 총강 조항, 기본권 조항, 그리고 국가권력의 배분에 관한 조항이 들어 있다. 이때 전문(前文)은 헌법이 제정된 역사적 배경과 가장 기본이 되는 국민정신을 담고 있으며, 기본권 조항은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구체적으로 어떤 권리를 갖는지를 ‘자유권적 기본권’과 ‘사회권적 기본권’으로 대별해서 그 내용과 원리를 규정한 것이다. 그리고 국가권력의 배분에 관한 조항은 국가권력을 입법․행정․사법으로 나누고, 별도의 헌법기관인 감사원과 헌법재판소를 두어 어떻게 권력을 분산하고 서로 견제하도록 해야만 국민의 권리를 효과적으로 보장할 수 있을까와 연결되어 있다.
한 나라의 최고법인 헌법이 처음으로 탄생할 때는 어느 나라나 그 나라의 정치적 구조가 핵심적 관심 사항이었다. 또한 헌법이 규정한 기본권 중에서도 정치적 권리가 중심이었다. 그러나 21세기에 접어들면서 각 나라의 헌법은 과거와는 다른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룰 것을 요구받고 있다. 저자는 헌법의 궁극적인 이상은 바람직한 생활 공동체를 이룩하는 데 있다고 주장하며, 자유와 평등, 그리고 인권과 정의가 충만한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헌법의 이상임을 강조한다.
헌법의 양대 이념은 자유와 평등이며, 이 두 이념을 어떻게 조화롭게 달성하느냐에 따라 한 공동체의 성패가 결정된다. 우리의 헌법 또한 제헌 당시부터 자유와 평등을 대등한 차원의 이념으로 표방해 왔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탄생과 헌법 제정 과정에서 이러한 양대 이념이 토착화된 것은 아니다. 이러한 이념은 우리 사회 스스로가 행한 정치적 실험의 결과가 아니라 장구한 시일에 걸쳐 서구 사회가 행한 실험의 산물을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수용한 것이었다.
우리나라 헌법이 지향하는 바가 민주주의라는 점은 자명하다. 그러나 우리 헌법이 추구하는 민주주의의 성격에 관해서는 논의의 여지가 있는 듯하다. 저자는 한국 헌법의 정체성을 논함에 있어 자유와 평등의 관계를 구명함은 앞으로의 국가 운영 방향에서 매우 중대하고도 매우 미묘한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한국의 헌법에는 평등권도 사회적 권리도 존재하지만, 이들 권리와 자유와의 관계를 어떻게 조화할 것인가에 관해서는 보다 세밀한 논리구조를 마련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 법이란 이상을 현실의 제도로 이루는 지혜이자 과정이고, ‘인권’이란 마침표가 없는 이상주의자의 염원이다!

과거에는 법과 인권 문제는 주로 일상을 크게 벗어난 비상적인 상황에서 발생했다. 법도 인권도 개인적인 불행이나 사회적 부정의와 연관된 부정적인 개념이었다. 법이라는 어휘가 연상시키는 공권력이나 인권이라는 단어에서 풍기는 피의 냄새가 일상의 문제로 법과 인권을 논의할 수 없도록 가로막았다. 그러나 전쟁과 혁명으로 상징되는 격동의 역사를 뒤로하고 일상의 안정이 확보된 사회에서는 법과 인권 또한 우리가 특별히 의식하지 못하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서 주고받는 일상적인 인사와도 같이 언제나 생활 속에 함께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 누구도 왜 있는지, 어디 있는지 묻지 않고 굳이 물을 필요도 없는 너무나도 당연한 일상의 의례, 바로 그것이 법이고, 일상적인 법에 의지해 시민이 일용할 양식, 그것이 바로 인권이라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인권과 관련해 “인권에는 마침표가 없다”, “인권의 길은 종착역이 아니라 끊임없이 밟아야 할 노정이다”, “정권은 짧고 인권은 영원하다”라는 말들을 쏟아내며 그 중요성을 거듭 일깨운다. 이 말들은 인권의 보장과 주된 책임은 공권력을 보유한 국가에게 부여되어 있지만, 궁극적인 책임은 모든 구성원의 몫이라는 의미로 국가, 단체, 개인, 그 누구도 인권 문제의 국외자가 아님을 강조하는 것이다.
헌법 제정 60년, 세계인권선언 60년, 인간 존엄(인권)을 지키기 위한 제도적 노력은 분명히 역사적으로 전개되어 왔다. 그러나 인간에 대한 우리의 감성은 오히려 ‘존엄에서 생존으로’의 역주행을 하고 있다. ‘제도의 진전과 정신의 축소’로 평가되는 이 모순적 상황이 우리 사회 인권의 현주소가 아닌가 한다. 이제 인권과 법은 이 근원적 상황을 질문하고, ‘다시 생존에서 존엄으로’의 길을 찾아 나서야 할 때다. ‘존엄한 생존’을 위한 인권과 법의 역할이 무엇인지, 그 근본을 묻는 질문과 대답들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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