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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1강] 조선, 도덕(道德)의 성찰 - 조선 시대 유학의 도덕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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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윤사순 출판 돌베개 출판일 2014-04-15
2011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석학인문강좌’ 시리즈 제9권. 한국 철학 1세대를 대표하는 학자로 일본 식민사관에 의해 왜곡된 한국 철학의 실상을 밝히고, 한국 전통 사상 연구를 ‘철학’의 수준으로 끌어올려 세계에 한국 전통 철학을 소개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 온 윤사순 교수의 한국 철학 탐구서이다.
한국 유학의 내용은 주로 도덕설과 정치설로 이루어졌고, 그 가운데서도 도덕설이 핵심 위치에 있다. 그리고 한국 유학에서는 조선 시대의 성리학과 실학에 철학 요소가 가장 많다. 따라서 이 책은 조선 시대 전체의 성리학적 도덕철학과 후기 실학의 도덕철학을 두 축으로 삼아, 도덕철학의 윤리설에 드러나는 한국인의 독특한 철학설과 그 실제적 응용 사실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데 역점을 두고 씌어졌다. 이때 그 내용은 대체로 도덕 형성의 가능 근거를 논하는 철학서들을 시대별로 살피면서, 그것이 각 시대의 정치 사회와 어떤 관계에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데 역점을 두었다. 이는 정치학과 사회윤리의 차원으로만 인식되던 유학을 형이상학적·실천철학적 측면에서 접근하며, 불교와 더불어 한국 전통 사상의 대표적인 한 축을 이루는 한국 유학의 한 시대적 특징을 밝힌 것이다.
 
목차
책머리에

1장 | 권선징악을 위한 성리학적 응보론
1. 한국 철학 찾기
2. 유학의 도덕 중요시 경향
3. 성리학의 기본 도덕규범
4. 불교 배척에 비친 도덕 확립 의지
5. 도덕 확립을 위한 권선징악 의식
6. 성리학적 선악응보론
7. 성리학적 응보설에 대한 성찰

2장 | 오륜 체계 확고화 성향의 이론
1. 리의 ‘당연’을 찾는 윤리관
2. 천인합일 앞세운 윤리설 구성
3. 심·성·정과 사단 칠정에 대한 관심
4. 선의 근원, 본성 파악을 위한 천명 연구
5. 사단 칠정의 해석에 대한 논변
6. 사단칠정설에 담긴 도덕적 함의

3장 | 예설, 본성설에 깃든 도덕의식
1. 예학 시대 사상의 흐름
2. 예의 당쟁 도구화
3. 예론에 기댄 정쟁의 이해 문제
4. 선한 본성과 본심의 집중적 탐구
5. 인성물성론의 도덕적·현실적 함의

4장 | 실학 속의 윤리관
1. 성리학에서 실학으로
2. 실학이 추구한 실제성의 내용
3. 근대 천체관에 영향받은 가치관의 동요
4. 기물 중요시에서 나온 기존 천도관의 변화
5. 개념, 명제로 본 실학의 특성
6. 자율적 윤리의 강화

후기 | 다시 성찰하는 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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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내용
◎ 현대 세계 철학 속의 한국 철학 찾기

철학이란 인간 생활에서 부딪치는 모든 문제로서의 의문 사항들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 원리적 사유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인의 철학적 사유는 무엇인가?
한국인은 독특한 언어와 문자, 그리고 뛰어난 문화와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때 언어와 문화 및 역사를 이루는 근본 바탕과 뼈대가 철학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한국의 철학적 사유는 분명 많이 찾아질 것이며, 또한 그 나름의 높은 가치를 지닐 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한국인 나름으로 독특하게 수용하고, 비판적 사유 역량에 따라 변개하고 보완하고 삭감하면서 새롭게 창출한 한국 사상, 한국 철학을 조선 시대의 유학에 담긴 도덕철학을 통해 고찰한다. 이는 한국 철학 찾기 또는 한국 철학 만나기의 일환으로 ‘조선 시대의 유학’, 특히 그 유학이 지닌 ‘도덕철학’의 측면을 살피는 것이다. 이 글에서 저자가 사용하는 ‘도덕철학’이란 ‘도덕규범과 윤리의 근거에 대한 성찰 이론’을 가리키며, “도덕규범에 대한 근원적 검토” 또는 “윤리적 근거에 대한 탐구”의 정형화된 이론이다.

조선 시대의 유학은 특히 ‘성리학’이라는 이름의 유학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의도로 형성된 ‘실학’이라는 유학으로 이루어졌다.
성리학은 중국의 북송 시대 정호·정이 형제에 이르러 성숙되었고, 남송 시대 주희에게서 집대성된 유학이다. 이후 고려의 유학자들은 성리학을 받아들여 익힐수록 국교였던 불교를 배척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시대적 배경을 지닌 성리학은 자연스럽게 『가례』, 『국조오례의』, 『삼강행실도』 등으로 조선 시대 가정 및 국가의 실천 규범으로 적용되었고, 그 수직적인 질서 체계를 유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17~18세기에는 성리학에 대한 비판으로 실학이 새로운 사상으로 대두됨으로써, 박세당·박제가 같은 실학자들은 본원 유학의 실제성 추구 정신의 회복을 주장하며 정주학을 이탈코자 했고, 정약용에 이르러 실학은 정점을 이룬다. 도덕과 예를 강조한 성리학에서 벗어난 실학은 인간의 자유 의지와 본성, 욕구를 강조하며 유학의 ‘천인합일’의 견해에 필연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했다. 또한 실학자들은 ‘박학’(博學)과 ‘지식 확충 의지’로 유학에 농·공·상·군사학까지 포함해 학문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해 학문의 차별, 신분 차별, 직업의 귀천 관념을 깨고자 노력했다.

저자는 이 글을 통해 한국 철학, 즉 조선 시대 성리학과 실학으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우리의 철학이 ‘도덕철학’으로서 기능했던 부분들을 일관되게 조명했다. 조선 시대 성리학자들이 독창적으로 발전시킨 ‘심성설’은 한국 성리학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부분이며, 퇴계학·율곡학의 논리적 치밀함과 사변적 깊이는 당시 중국을 뛰어넘었음을 강조했다. 또한 저자는 조선 왕조의 멸망 원인을 조선 유학의 ‘도덕철학’에서가 아닌 ‘정치 철학’ 분야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 실학을 통해 인간 평등주의를 실현하다

실학(實學)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사람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기도 한다. 이는 조선 시대 초기의 성리학자들도 성리학을 가리켜 ‘실학’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성리학자들은 불교를 헛된 학문, 곧 ‘허학’(虛學)이라 일컫고, 불교와 비교해 성리학을 실학이라고 불렀다. 불교와 달리 성리학은 예(禮)를 강조하는 등 현실과 직접 연결된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선 후기에 접어들면서 왜란과 호란이 발생하고 백성이 도탄에 빠지는 등 성리학이 실학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잃으면서 17세기 초에 ‘실학’이 새롭게 나타난다. 이때 실학자들은 과거 성리학자들이 불교를 비판했던 것과 같이, 성리학을 현실에 맞지 않는 ‘비실제적인 사상’이라고 비판하면서 자신들의 학문을 ‘실학’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서 저자는 17세기 초에 등장한 실학자들은 당시 양반 지배층 중심 사회를 개조할 개혁안들을 적극 모색하면서 학문 방법에까지 새로운 변혁을 가져왔다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초기 실학자인 이수광은 성리학자들이 도덕 원리를 탐구하는 것만이 나 자신을 위한 학문이라며 그것에 깊이 탐닉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면서, 이전까지 ‘잡학’(雜學)이라고 경시해 왔던 ‘박학’(博學)을 나 자신을 위하는 학문이라고 주장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또한 학문 방법론의 전환을 꾀하는 과정에서도 공맹(孔孟)의 본원 유학이 지닌 ‘실제성 중요시 정신의 회복’을 내세우는데, 이 경향은 박세당을 비롯해 수사학을 표방하는 정약용에서 분명하게 나타난다고 했다.
이어서 실학자들의 학문 방법의 전환은 마침내 ‘경학’(經學)을 중심으로 한 ‘정주성리학 이탈’ 현상까지 이어지고, 윤휴와 박세당은 자신들의 견해로 정주의 경전 주해에 수정을 감행하는 적극적인 태도를 취한 끝에 결국 목숨을 잃지만 정주의 경학에 반기를 드는 움직임을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홍대용을 거친 정약용에서 마침내 정점을 이루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처럼 성리학적인 사고 풍토가 팽배하던 상황에서 철학적 사고가 대두된 원인은 당시 시대상과 무관하지 않으며, 그중에서도 획기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홍대용이 서학(西學)을 통해 소개한 ‘지구설’(地球設)과 ‘지동설’(地動說)로 대표되는 새로운 천제관이다. 지구가 둥글 뿐만 아니라 움직이기까지 한다는 이론은 성리학자들이 진리로 여겨 오던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나다”(天圓地方)라는 관념을 버리게 하고, “땅은 정지한 채로 있으며, 하늘이 움직인다”(天動地靜)는 성리학자들의 믿음마저 쓸모없게 만들었다. 또한 홍대용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인간과 타물들을 하늘 같은 제3의 입장에서 보면 균등하게 평가되지, 인간을 더 우월시하지 않음을 지적하면서 ‘인간과 타물의 균등관’을 도덕적 본성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저자는 이 시기에 홍대용에게서 지구설을 들었던 박지원이 『양반전』과 『예덕선생전』을 펴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박지원은 이 두 작품을 통해 양반 상민이라는 신분 차별과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직업 귀천 관념에 도전했다는 것이다. 결국 이는 홍대용 등 실학자들에게서 나온 ‘인간 평등관의 싹’이 자리했기 때문이며, 그 시대의 우주관, 세계관, 인간관이 획기적으로 전환되던 사조로 해서 나온 발상이라고 강조한다. 이렇듯 실학 사유의 획기적인 진전은 17세기 말부터 실제로 소수의 선구적 학자에 의해 괄목할 만한 진전을 보였다.


◎ 한국 도덕철학의 현명하고 지혜로운 쓰임새

조선 시대 유학자들의 윤리관 또는 도덕철학은 한마디로 인간 자신의 의지와 이지적 능력을 구사함으로써 ‘자율성을 확대해 온 철학의 자취’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근거 없는 독단과 편견, 선입관 등에 얽매이지 않고 이지적인 능력뿐 아니라 전인적인 통찰력을 발휘함으로써 더 많은 자율성을 지닌,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도덕철학을 수립하고 실천하는 마음가짐을 다지는 데 있다. 이렇게 할 때 전통 철학의 지혜는 오늘을 바르게 살고 내일을 바르게 열어 가려는 우리의 뜻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저자는 앞으로의 도덕이 지향해야 할 질서는 결코 단선적이고 획일적인 질서가 아니라, ‘다원적 가치의 조화로운 질서’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도덕이라고 해서 무한히 고정적인 성향만 지녀서도 곤란하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생성, 생동, 변화하는 여건에서는 윤리․도덕 또한 변화에 적합하게, 그리고 융통성 있게 설정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뿐만 아니라 변화 속에서 자타의 공생을 질서 있게 이어 갈 설득력 있는 윤리관을 반드시 수립해야 한다.
나아가 이러한 몇 가지 조건을 긍정하고 그에 합당한 실천을 하는 것이야말로 아마도 앞날의 바람직한 도덕 형성의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원리’와 맞먹는 ‘도덕적 의무’가 아닐까 싶다. 복잡할 수밖에 없는 여러 층의 질서를 수립하는 일, 그 새로운 도덕 형성의 과업을 위해 우리는 무엇보다도 먼저 ‘도덕의식의 회복과 부흥’을 겨냥한 ‘도덕적 의무’를 이행하는 데 다 함께 충실해야 한다고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이런 주장이 성립하는 한 ‘오늘날의 자율(自律)’이 적용되어야 할 곳은 뻔하다. 오늘의 도덕적 자율은 도덕의식의 회복을 지향하는 ‘도덕적 의무의 실행’, 바로 이 점에 적용되지 않을 수 없다. 도덕적 자율 능력이 각자 선 지향의 성향인 덕성(德性)을 바탕으로 이 도덕적 의무를 실천하는 데 적극 발휘되어야만, 그 자율의 정신은 현대에도 인류의 미래를 여는 지혜로서 역사의 흐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주장한 이 글의 결론이 바로 여기에 있다.



◎ 저자 소개: 윤사순(尹絲淳)

1936년 충남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철학박사(동양철학 전공) 학위를 받았다. 이후 고려대학교 철학과 교수, 와세다 대학 연구교수, 한국공자학회 회장, 한국동양철학회 회장, 한국철학회 회장,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원장, 국제유학연합회(중국)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이며 중국사회과학원 명예교수, 곡부(曲阜) 사범대학 객원교수, 국제유학연합회(중국) 상임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퇴계철학의 연구』, 『한국유학논구』, 『한국의 성리학과 실학』, 『동양사상과 한국사상』, 『신실학 사상론』, 『조선시대 성리학의 연구』, 『유학자의 성찰』, 『유학의 현대적 가용성 탐구』, 『실학의 철학적 특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퇴계선집』, 『경연일기』가 있으며, 함께 쓴 책으로 『우리 사상 백년』, 『자료와 해설, 한국의 철학사상』, 『사단칠정론』, 『인성물성론』, 『공자사상의 발견』, 『신실학의 탐구』 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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