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의 『별헤는 밤』의 대목 중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이라는 표현처럼 한 과정이 지나면 다른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존재한다는 자연의 이치를 우리는 알고 있지만 종종 망각하고 살아간다. 고등학교 과정을 끝내고 미래를 설계하는 젊은이들에게 다가올 세상에 대한 약간의 정보를 주는 것을 목표로 수업이 진행될 것이다.
영어 단어의 “commencement”는 졸업식을 의미하지만 단어의 어원은 프랑스 동사 “commencer시작하다”의 명사형이다. 시작과 끝이라는 의미를 동시에 지닌 이 표현이야말로 모순이기는커녕 우리 인생을 정확히 담고 있는 철학적 단어다. 고정되어 있는 정답을 찾는 4지선다형의 세계에서 자신의 처지에서 가능한 방법을 개인이 모색하는 글짓기의 세계로, 학원에서 배워서 작성하던 논술의 세계에서 자신의 잣대로 자기만의 문장을 만들어가는 자유 글짓기의 세계로 진출하는 젊은이들에게 열린사회와 폐쇄적사회가 얼마나 다른 것인지를 안내할 것이다. 물론 그들의 젊음에 대한 축하도 빠트리지 않을 것이다. |